이 글은 주로자연재해의 사회경제적 영향에 대한 비판적 분석을 제공합니다. 저자는 자연재해 연구에서자연과학자들의 제한된 역할을 지적하며, 위험, 확률, 불확실성 같은 개념이 중심이 된다고 설명합니다. 또한,재난 피해를 측정하는 데 있어 GDP와 같은 기존 사회과학 도구들의 부적합성을 강조하는데, 특히 가난한 나라에서는 비공식 경제 활동이 GDP에 포착되지 않아 실제 피해 규모를 알기 어렵다고 주장합니다. 칠레 지진과 아이티 지진, 그리고 카트리나 허리케인과 같은 사례들을 통해, **재난이 부유층에게는 최소한의 영향을 미치고 때로는 긍정적인 경제 효과(슘페터의 창조적 파괴)**를 가져오는 반면,빈곤층에게는 불평등과 비례하여 더욱 심각한 결과를 초래한다는 점을 부각합니다. 마지막으로, 재난 사망자 수의 보고가정치적 동기와 측정의 어려움으로 인해 부정확하며,부패와 부의 지리적 분포가 재난의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짓습니다.
재난 자본가: 자연재해가 부자를 더 부유하게, 빈자를 더 가난하게 만드는 방식
요약
이 브리핑 문서는 존 C. 머터(John C. Mutter)의 저서 "재난 자본가"에 제시된 핵심 주제와 주장을 종합적으로 분석한다. 저자는 자연재해가 단순한 물리적 현상이 아니라, 기존의 사회적 불평등을 드러내고 심화시키는 사회적 구성물이라고 주장한다. 재난은 부유하고 강력한 소수 엘리트가 재건 과정에서 이익을 취하고 사회 질서를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재편하는 기회로 활용된다. 반면, 가장 취약한 계층인 빈곤층은 비대칭적인 피해를 입고 회복 과정에서 소외되어 더욱 가난해진다.
본 문서는 재난에 대한 전통적인 관점을 재구성하며, 재난이 어떻게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메커니즘으로 작용하는지 탐구한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아이티 지진, 미얀마 사이클론 너지스 등 다양한 사례 연구를 통해 재난 대응의 실패, 엘리트의 공황, 그리고 재건을 빙자한 사회 공학이 어떻게 빈곤층의 희생을 통해 부유층의 이익을 극대화하는지 상세히 설명한다. 핵심 결론은 자연재해의 진정한 비극은 자연 그 자체가 아니라, 이를 이용하여 이득을 취하는 인간의 본성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저자는 자연재해를 이해하기 위해 전통적인 자연과학의 관점을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하며, 사회과학적 분석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파인만 라인: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의 결합
•정의: 유명한 물리학자 리처드 파인만(Richard Feynman)의 이름을 딴 '파인만 라인'은 과학적 방법으로 증명할 수 없는 문제(예: 신의 존재)와 과학의 영역을 구분하는 개념적 경계선이다.
•재난에의 적용: 저자는 자연재해가 이 파인만 라인 바로 위에 놓여 있다고 주장한다. 즉, 지진이나 허리케인과 같은 물리적 현상(자연과학)과 그로 인한 인명 피해 및 경제적 영향(사회과학)은 분리될 수 없다.
•핵심 주장: 재난을 온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자연과학과 사회과학 양쪽의 관점을 모두 통합해야 한다. 지진학자들은 지진의 메커니즘을 설명할 수 있지만, "왜 가난한 사람들, 노인들, 흑인들이 주로 죽었는가?"와 같은 사회적 불의에 대한 질문에는 답할 수 없다.
시스템 1 사고 vs. 시스템 2 사고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의 이론을 차용하여, 저자는 재난에 대한 논의가 대부분 직관적이고 감정적인 '시스템 1 사고'에 지배되어 왔다고 비판한다.
•시스템 1 사고: 빠르고 본능적이며 감정적인 사고방식. 재난의 즉각적인 파괴와 죽음에 초점을 맞추게 한다.
•시스템 2 사고: 느리고 숙고하며 논리적인 사고방식. 재난의 장기적이고 복잡한 사회경제적 결과를 이해하는 데 필요하다.
•문제점: 대부분의 사람들은 재난을 단일 사건으로 인식하고 즉각적인 피해에만 집중하지만, 재난의 진정한 영향은 사건 전후의 장기적인 과정에서 나타난다.
재난의 3단계
저자는 모든 재난이 단일 사건이 아닌, 세 단계로 구성된 과정이라고 설명한다.
1.1단계 (사전 단계): 재난 발생 이전의 시기. 사회적 취약성이 축적되고 재난 대비가 이루어져야 하지만, 종종 부실하게 이루어지는 단계이다.
2.2단계 (사건 단계): 지진, 폭풍 등 물리적 사건 자체.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며, 인명 피해와 재산 손실이 가시적으로 드러나는 단계이다. 영웅적인 구조 활동과 함께 약탈, 강간 등 반사회적 행위에 대한 보도가 나타난다.
3.3단계 (사후 단계): 재난 이후 수 주, 수개월, 수년에 걸친 회복 및 재건 시기. 언론의 관심은 사라지지만, 이 단계에서 사회적 병폐가 은폐되고 불평등이 심화된다. 누가, 어떻게 재건을 주도하는가에 따라 사회가 재편된다.
저자는 2단계가 가장 극적이지만, 사회적 결과를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덜 중요하며, 오히려 1단계와 3단계가 재난의 진정한 영향을 이해하는 핵심이라고 주장한다.
2. 재난의 경제학: 통념과 현실
재난이 장기적으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통념과 달리 복잡하며, 때로는 특정 계층에게 이익을 가져다주기도 한다.
'창조적 파괴'라는 논란적 개념
•이론: 조지프 슘페터(Joseph Schumpeter)가 제시한 개념으로, 낡고 비효율적인 자본이 파괴되고 새롭고 생산적인 자본으로 대체되면서 장기적인 경제 성장을 촉진한다는 이론이다.
•재난에의 적용: 일부 계량경제학 연구는 재난이 낡은 인프라와 자본을 파괴하고, 강제적인 기술 업그레이드를 통해 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례: 1964년 앵커리지 지진 후 정부 대출로 많은 알래스카 주민들이 이전보다 나은 생활 수준을 누렸으며, 허리케인 앤드류 이후 재건된 주택은 이전보다 개선되었다는 보고가 있다.
•비판: 이 과정은 모두에게 동등하게 혜택을 주지 않는다. 부유한 국가나 보험에 가입한 개인은 업그레이드의 기회를 가질 수 있지만, 빈곤국에서는 단순히 이전의 것을 복제하는 수준에 그치는 경우가 많다. "누가 진정으로 그 폭풍을 타고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가는가?"라는 질문이 핵심이다.
경제적 피해 측정의 함정
재난 피해를 측정하는 데 주로 사용되는 지표들은 현실을 왜곡하고 불평등한 영향을 은폐할 수 있다.
•GDP의 한계:
◦비공식 경제 미반영: 빈곤국의 경제 활동 중 상당 부분(최대 60% 이상)은 GDP에 포함되지 않는 비공식 부문에서 이루어진다. 재난이 이 부문에 큰 타격을 입혀도 GDP 수치에는 잘 나타나지 않는다.
◦자본 손실 미반영: GDP는 자본 스톡(건물, 인프라 등)의 손실을 직접적으로 측정하지 않는다. 오히려 재건 과정에서의 소비, 투자, 정부 지출 증가는 GDP를 상승시킬 수 있다.
◦불평등 은폐: GDP는 소득 불평등을 가린다. 저소득층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해도 GDP에는 미미한 영향만 줄 수 있다.
•인적 손실과 경제적 손실의 불일치: 인명 피해가 큰 재난(주로 빈곤국)이 경제적 손실은 적게 기록되고, 인명 피해가 적은 재난(주로 부유국)이 경제적 손실은 크게 기록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자본의 가치 평가 방식 때문이다.
취약성의 역설
통념과는 반대로, 가장 가난한 국가가 재난으로 인한 측정 가능한 경제적 타격에 가장 취약하지 않을 수 있다.
•빈곤의 덫(Poverty Trap): 경제가 이미 침체되어 성장이 멈춘 상태에서는 자본의 추가 투입이 효과가 없는 것처럼, 재난으로 인한 급격한 자본 손실 또한 측정 가능한 영향이 제한적일 수 있다. "경제가 죽었다면, 더 죽일 수는 없다."
•가장 취약한 경제: 오히려 빈곤에서 막 벗어나 고속 성장 중인 경제(예: 인도, 브라질)가 재난에 가장 취약할 수 있다. 이들 경제는 예비 자원 없이 최대 용량으로 가동되는 경우가 많아, 자본 손실이 성장을 중단시키고 다시 빈곤의 덫으로 밀어 넣을 수 있다.
3. 인적 피해: 통계, 정치, 그리고 불평등
재난으로 인한 인명 피해 통계는 객관적인 사실이라기보다 정치적, 사회적 요인에 의해 크게 좌우되며, 그 피해는 가난한 사람들에게 집중된다.
사망자 수 집계의 어려움과 정치성
•정확성 문제: 재난 사망자 수를 정확히 집계하는 국제 표준은 없으며, 실제 사망자 수는 추정치에 불과하다. 간접 사망(예: 재난 후 스트레스로 인한 심장마비), 실종자 처리 문제 등으로 인해 정확한 집계가 어렵다.
•정치적 조작:
◦축소: 권위주의 정부(예: 미얀마, 북한)는 통제력을 과시하기 위해 사망자 수를 축소 발표하는 경향이 있다. 1995년 시카고 폭염 당시 데일리 시장이나 1906년 샌프란시스코 지진 당시 시 당국도 정치적 이유로 사망자 수를 축소했다.
◦과장: 반대로, 더 많은 국제 원조를 얻기 위해 사망자 수를 과장하는 경우도 있다. 2010년 아이티 지진 당시 정부가 발표한 사망자 수는 실제보다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부와 안전의 상관관계
압도적인 증거는 부가 재난으로부터의 안전을 보장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빈곤층의 취약성: 가난한 사람들은 부실하게 지어진 주택에 살고, 홍수터나 산사태 위험 지역 등 한계 토지에 거주하는 경우가 많다. 이들은 재난 대비를 위한 제도적 지원(FEMA 같은 기관)이나 과학적 정보 접근성이 부족하다.
•경제 발전의 효과: 경제학자 데이비드 스트롬버그(David Stromberg)의 연구에 따르면, 동일한 규모의 재난 발생 시 고소득 국가는 저소득 국가보다 사망자 수가 30%에 불과하다. 지난 40년간의 경제 발전이 없었다면 재난 사망자 수는 현재보다 20% 더 많았을 것이다.
•최고의 재난 완화 정책: 이러한 분석은 "성장이 최고의 재난 완화 정책"이라는 결론으로 이어진다. 부유해질수록 안전해진다.
4. 위험과 지식의 지리
부, 빈곤, 재난 위험의 지리적 분포는 무관하지 않으며, 특히 재난 위험에 대한 '지식'의 불평등이 치명적인 결과를 낳는다.
부와 위험의 분포
•부의 지리: GDP 분포 지도와 야간 위성사진을 보면, 부는 해안 지역과 온대 기후대에 집중되어 있으며, 적도에 가까운 열대 지역은 대부분 가난하다. 과학 기술 생산 역시 부유한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위험의 지리:
◦지진: 지각판의 경계를 따라 좁은 띠 형태로 발생한다.
◦사이클론: 열대 해양에서 발생하며, 대기의 영향을 받는다.
•상관관계: 부와 재난 위험의 지리적 분포 사이에 명확한 직접적 인과관계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인해 사이클론의 범위가 확대되면서 부유한 온대 지역도 점차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지식의 불평등
가장 큰 문제는 재난 위험을 분석하고 예측하는 과학적 지식이 부유한 국가에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과학 인프라의 격차: 아프리카 대부분의 국가에는 지진학이나 기후학 박사 학위를 취득할 기관이 없다. 아이티에는 지진학자가 단 한 명뿐이다.
•지식의 역설: 유럽처럼 상대적으로 안전한 곳의 과학자들이 위험에 처한 빈곤국 사람들보다 그들의 위험에 대해 더 많이 아는 역설이 발생한다.
•결과: 빈곤국에서는 소수 엘리트만이 정보에 접근하여 스스로를 보호할 수단을 갖추는 반면, 대다수 빈곤층은 자신들이 직면한 위험을 알지 못한 채 가장 큰 피해를 입는다. 이는 부의 불평등이 지식의 불평등으로 이어지고, 이것이 다시 재난 피해의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을 만든다.
5. 사례 연구: 불평등과 재난 자본주의
저자는 아이티, 칠레, 미얀마, 뉴올리언스의 사례를 통해 재난이 어떻게 기존의 사회적 균열을 파고들어 불평등을 심화시키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아이티 (2010년 지진)
•배경: 극심한 불평등 사회. 소수의 부유한 엘리트(blan)와 압도적 다수의 빈곤층(neg)으로 양분되어 있었다.
•피해: 공식 사망자 수는 316,000명으로 발표되었으나, 실제로는 10만 명 미만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망자 수 과장은 더 많은 국제 원조를 유도하기 위한 전략이었을 수 있다.
•재난 자본주의:
◦건축 규정: 건축 규정은 존재했으나, 만성적인 정부 기능 부재와 부패로 인해 전혀 집행되지 않았다. 이는 "지진이 사람을 죽이는 것이 아니라, 건물이 사람을 죽인다"는 격언을 증명했다.
◦폭력의 급증: 재난 후 사회 질서 붕괴를 틈타 약탈과 성폭력이 급증했다. 특히 15세 소녀 파비엔 셰리스마(Fabienne Cherisma)가 액자 몇 개를 훔쳤다는 이유로 경찰에 의해 사살된 사건은 '엘리트 패닉'과 빈곤층에 대한 폭력적 억압을 상징한다.
◦불평등한 재건: 35억 달러 이상의 원조가 모였으나, 재건 계약의 대부분(97.5% 이상)은 미국 등 외국의 '벨트웨이 계약자'들에게 돌아갔다. 아이티 기업은 거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카라콜 산업단지: 북부 해안에 건설된 산업단지는 또 다른 활성 단층(셉텐트리오날 단층) 바로 옆에 위치하여, 지진 위험을 무시한 채 개발이 진행되었다.
칠레 (2010년 지진)
•비교: 아이티 지진보다 500배나 강력한 규모(8.8)였지만, 사망자는 525명으로 훨씬 적었다. 이는 엄격한 건축 규정 시행과 높은 사회적 대비 수준 덕분이었다.
•숨겨진 불평등: 칠레 역시 라틴 아메리카에서 가장 불평등한 국가 중 하나이다. 재난 후 발생한 대규모 약탈은 단순히 생필품 부족 때문이 아니라, "국가를 장악한 3,000~4,000명의 사람들"에 대한 소외된 계층의 분노와 좌절이 폭발한 것이었다.
•공통점: 아이티와 칠레는 발전 수준이 극과 극이지만, 재난이 극심한 사회 불평등을 표면으로 드러내고 계층 간 갈등을 증폭시켰다는 공통점을 가진다.
미얀마 (2008년 사이클론 너지스)
•배경: 고립되고 편집증적인 군사 정권이 통치. 소수 민족(특히 카렌족)에 대한 억압이 만연했다.
•정부의 고의적 방치:
◦경고 무시: 인도 기상청의 반복된 경고를 무시했으며, 주민 대피 조치를 전혀 취하지 않았다.
◦원조 거부: 외부 세계의 원조 제안을 "외세의 침략"을 우려하며 거부했다. 이는 무능을 감추고 통제력을 과시하려는 의도였다.
◦정치적 이용: 재난 지역이 반정부 성향의 카렌족 거주지였기 때문에, 군부는 재난을 정적을 제거하고 억압하는 기회로 활용했다. 이는 '태만에 의한 악의'였다.
•재난 자본주의: 사이클론으로 황폐화된 농지는 '공한지, 휴경지 및 미개간지 관리법'에 따라 군부와 결탁한 엘리트들에게 헐값에 넘어갔다. 이는 재난을 이용한 노골적인 '합법적 토지 강탈'이었다.
뉴올리언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
•배경: 미국 내에서 가장 빈곤하고 불평등하며, 인종 갈등이 심한 도시 중 하나. 부유한 백인들은 고지대에, 가난한 흑인들은 해수면보다 낮은 저지대에 거주했다.
•정부의 무능과 '엘리트 패닉':
◦초기 대응 실패: 부시 행정부와 FEMA는 재난의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하거나 의도적으로 무시했으며, 초기 대응에 완전히 실패했다.
◦인종주의적 프레임: 언론과 정부는 재난 생존자, 특히 흑인들을 '약탈자'와 '폭도'로 묘사하며 위기를 과장했다. 이는 정부의 무능에서 대중의 시선을 돌리고, 군대 투입을 정당화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러한 '엘리트 패닉'은 실제보다 과장된 공포를 기반으로 소수자에 대한 폭력적인 통제를 정당화하는 현상이다.
•재건을 통한 사회 공학:
◦BNOB 계획: '더 나은 뉴올리언스를 위한 위원회(BNOB)'의 재건 계획은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저지대 흑인 거주 지역을 녹지 공간으로 만들고 주민들의 복귀를 막는 것을 목표로 했다. 이는 "신이 공공주택을 청소해주었다"는 공화당 의원의 발언으로 상징된다.
◦결과: 재난 이후 뉴올리언스의 흑인 인구는 10만 명 감소한 반면 백인 인구는 1만 5천 명 감소에 그쳤다. 공립학교 시스템은 차터 스쿨로 대체되었고, 도시에는 외부에서 유입된 젊고 부유한 전문직 종사자들이 주도하는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났다. 재난은 도시의 인종 및 계급 구성을 의도적으로 재편하는 기회가 되었다.
6. 결론: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재난
저자는 자연재해가 단순히 불운한 사건이 아니라, 기존의 불평등을 이용하고 증폭시키는 예측 가능한 사회적 과정이라고 결론짓는다.
•재난의 보편적 서사: 사건 발생 → 당국의 무능과 현실 축소 → 엘리트 패닉과 생존자의 범죄화 → 군사적 통제 → 불평등한 재건과 엘리트의 이익 독점.
•불평등의 심화: 재난은 자본을 소유한 부유층에게는 자산 가치를 상승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지만(r > g, 피케티의 이론과 반대), 자본이 없는 빈곤층에게는 그들이 가진 미미한 자산마저 앗아간다. 결과적으로 재난은 부자와 빈자의 격차를 더욱 벌린다.
•새로운 접근의 필요성: 진정한 '재난 위험 경감(DRR)'은 물리적 피해를 줄이는 것을 넘어, 재난 전후 과정에서 발생하는 사회적 위험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재건은 소수 엘리트가 아닌,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포용적인 과정이어야 한다. 재난 복구의 성공은 복원된 건물의 수가 아니라, 복원된 삶의 수로 측정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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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문1 : 자연재해가 부자와 빈곤층에 미치는 경제적, 사회적 결과는 어떻게 다른가요?
자연재해는 부유층과 빈곤층에 매우 다르고 불평등한 경제적, 사회적 결과를 미치며, 이러한 사건들은 기존의 대규모 불평등을 더욱 악화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재해는 부유층에게는 대체로 불편함에 그치지만(inconvenience), 빈곤층에게는 생존 자체를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 높은 사망 위험 및 취약한 자본: 빈곤층은 대개 취약하게 지어진 주택에 살며, 홍수 범람원이나 가파른 언덕과 같은 위험한 지역에 거주합니다. 이는 부유층의 고용주들이 피하는 곳들입니다. 동일한 지구물리학적 사건이 발생했을 때, 고소득 국가는 저소득 국가보다 사망자 수가 30%에 불과합니다.
• 경제 지표의 불완전성: 빈곤층의 경제 활동 대부분은 '비공식 경제(informal economy)'에서 이루어지는데, 재해가 이 비공식 부문에 큰 타격을 주더라도 이는 GDP 수치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아 재해의 진정한 경제적 손실을 가립니다.
• 회복 능력 부족: 빈곤층은 피해를 입은 후 "더 좋게 재건(build back better)"할 능력이 부족하며, 당장의 필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존의 구조물을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최대한 빨리 복구하는 데 그칩니다.
• 빈곤의 덫 (Poverty Trap) 위험: 빈곤을 막 벗어난 성장하는 경제(예: 중간 소득 국가의 빈곤층)의 경우, 재해로 인한 자본 손실은 경제를 다시 '빈곤의 덫' 속으로 밀어 넣을 수 있는 매우 중대한 결과를 초래합니다.
사회적 결과 (고통과 불의)
• 사망자의 집중: 허리케인 카트리나와 2003년 유럽 폭염 등 많은 재해의 희생자는 주로 가장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 특히 노인들이었습니다. 이들은 경제적으로 생산성이 낮기 때문에, 이들의 사망이 총 거시경제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냉혹한 분석도 있습니다.
• 정의의 부재: 재해 발생 시 희생자들이 가난하고 방치된 사람들인 것이 드러나며, 이는 본질적으로 불공평하게 보입니다. 빈곤 자체가 아이티 지진에서 수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원인으로 지적되었습니다.
• 구호의 불균형 및 범죄화: 재난 후 생존자들은 종종 군사력에 의한 통제가 도움 제공보다 우선시되며 범죄자로 취급됩니다. 아이티 지진 후 15세 소녀 파비엔 체리스마가 세 개의 액자를 훔쳤다는 이유로 경찰에 의해 사살된 사건은 이러한 빈곤층에 대한 극단적인 처벌을 보여줍니다.
• 치료받지 못한 부상과 폭력의 급증: 빈곤한 지역(예: 아이티)에서는 부상자가 치료 시설을 찾지 못하여 부상이 방치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재해 이후 사회 질서가 무너지면서 강도나 강간과 같은 반사회적 행동, 특히 성폭력 범죄가 급증합니다.
• 지식의 불평등: 빈곤국가의 빈곤층은 부유층 엘리트나 해외 과학자들에 비해 자신들이 직면한 위험에 대한 지식이 가장 적어 재해 발생 전후에 더 큰 위험에 노출됩니다.
• 재산 보호 장치: 부유층은 부를 통해 재해의 최악의 상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는 "방패"를 확보합니다. 부가 많을수록 더 안전합니다.
• 자본 손실의 상대적 경미함: 부유한 경제는 물리적 자본(manufactured capital) 손실에 덜 의존적인 경향이 있으며, 손실된 자본이 전체 경제 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습니다. 따라서 대규모 자본 손실에도 불구하고 경제가 빠르게 회복될 수 있습니다 (예: 슈퍼스톰 샌디 이후 뉴욕의 서비스업 경제).
• 신속한 개인적 복구: 개인적인 부는 방패 역할을 하여, 부유층에게 재해는 단순한 '불편함'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그들은 사적인 의사를 통해 신속히 치료를 받으며, 피해를 입어도 예산을 초과하지 않고 수리할 자금이 있으며,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다른 집으로 피신할 수도 있습니다.
• 자본 가치 상승: 토마 피케티(Thomas Piketty)의 주장과는 달리, 자연재해 위기 상황에서는 자본 소유자의 자본 가치가 급격히 증가하여 불평등이 더욱 심화됩니다. 부유층은 자본을 소유하지 못한 사람들을 희생시키며 더욱 부유해집니다.
사회적 결과 (이득과 재편)
• 사적 이득을 위한 재해 활용: 권력 있는 소수(powerful few)는 재해가 남긴 "안개의 장막(fog of disaster)"을 **개인적인 이득과 사회 재편(social reordering)**을 위해 활용할 수 있습니다.
• 재건을 통한 이익 독점: 엘리트들은 재건축 계약을 누구에게 줄지(예: 뉴올리언스의 KBR), 재건축을 할지 말지 등 대중의 감시가 없는 상태에서 결정을 내립니다. 이는 이들을 더욱 부유하게 만들고 부와 권력을 집중시킵니다.
• 사회 공학 및 젠트리피케이션: 재해는 엘리트들에게 도시의 인구 구성을 변경할 기회, 즉 **사회 공학(social engineering)**의 기회를 제공합니다. 뉴올리언스에서는 카트리나 이후 피해가 심했던 빈곤 지역(주로 아프리카계 미국인이 거주)을 녹지 공간으로 바꾸어 재건축을 막으려는 계획('Bring New Orleans Back' 계획)이 제안되었습니다. 이는 사실상 "인종 청소(ethnic cleansing)"와 같은 효과를 노린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 엘리트 공포 (Elite Panic): 재해 후 엘리트층은 일반 대중이 패닉에 빠질 것을 두려워하며(혹은 그들이 패닉에 빠졌다고 믿으며) 과잉 반응합니다. 이는 뉴올리언스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거나(70,000명의 군대) 약탈자를 사살하라는 명령을 내리는(예: 아이티, 샌프란시스코 1906년) 등의 형태로 나타납니다.
종합적으로 볼 때, 자연재해는 부유층에게는 이미 가진 것을 지키고 더 나아가 재건 과정에서 자본을 증식하며 사회적 지배력을 강화하는 기회로 작용하는 반면, 빈곤층에게는 생명을 잃고, 소규모 자본을 상실하며, 궁극적으로는 불평등이 심화된 사회적 재편의 희생양이 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질문2 : 재난 회복에 있어 부패, 불평등, 통치 구조는 어떤 역할을 하나요?
재난 회복 과정에서 부패, 불평등, 통치 구조는 재난의 피해와 복구의 결과를 결정하는 데 핵심적이며 복합적인 역할을 합니다. 이 세 가지 요소는 재난 발생 이전부터 존재하던 사회적 문제들을 수면 위로 드러내거나 악화시키며, 재난이 부유한 사람들에게는 이익을, 가난한 사람들에게는 더 큰 피해를 안겨주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1. 불평등(Inequality)의 역할
불평등은 재난의 영향을 받는 정도와 회복 속도를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인 중 하나입니다.
• 취약성 증가와 피해 집중: 가난한 사람들은 종종 취약하고 허술하게 지어진 집에 거주하며, 홍수터나 강둑과 같은 위험한 변두리 지역에 정착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들은 부유한 고용주들과 달리 위험을 알면서도 (혹은 알지 못하더라도) 재정적 상황 때문에 그곳에 머물 수밖에 없습니다. 허리케인 카트리나 당시 사망자 대부분이 가난하고 노약자였던 것처럼, 재난 피해자들은 불평등 때문에 희생된 것이지 자연재해 그 자체 때문만은 아닙니다.
• 부의 방패 역할: 부유함은 자연이 가할 수 있는 최악의 피해로부터 개인과 국가를 보호하는 방패 역할을 합니다. 고소득 국가는 저소득 국가에 비해 동일한 지진 유형의 재난으로 인한 사망자 수가 30%에 불과합니다.
• 불평등 심화 및 자본 축적: 재난은 기존의 불평등을 더욱 심화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자본을 소유한 사람들은 자본 가치의 급격한 증가를 경험하거나, 피해를 덜 입고 더 빨리 회복하여, 가난한 사람들보다 더 큰 이득을 취함으로써 사회적 격차를 더욱 벌어지게 합니다.
• 사회 공학적 복구: 뉴올리언스에서는 카트리나 이후 인종적 불평등이 복구 과정에 깊이 관여했습니다. 가장 큰 피해를 입은 지역은 흑인 거주 비율이 높았으며, 복구 과정에서 흑인 주민들이 백인 주민들보다 훨씬 적게 돌아왔는데, 이는 인종이 복귀 가능성을 결정하는 가장 강력한 요인이었음을 시사합니다. 일부 엘리트들은 재난을 도시의 인구 구성을 바꾸려는 **사회 공학(social engineering)**의 기회로 여겼습니다.
2. 부패(Corruption)의 역할
부패는 재난 이전의 취약성을 높이고 재난 이후의 회복 노력을 전용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 재난 사망률 증대: 부패는 재난으로 인한 사망률을 예측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으로 지적됩니다. 특히 건축 산업의 부패는 건축법규의 의도적 위반을 허용하여(뇌물을 받은 검사관을 통해) 지진 사망률을 높입니다. 중국 쓰촨성 지진 당시 학교 건물들이 허술하게 지어진 "두부 찌꺼기(tofu dreg)" 프로젝트였던 것이 그 예입니다.
• 구호 자금의 전용 및 악용: 재난은 구호 자금의 급격한 유입과 관료주의적 절차의 단축(예: 수의계약)을 초래하여 부패와 횡령의 유혹에 취약한 환경을 만듭니다. 재난 빈도와 부패 수준 사이에는 강한 상관관계가 있는데, 재난이 잦은 지역일수록 구호금이 많이 유입되어 부패를 증가시키기 때문입니다.
• 회복 저해 및 불신: 부패가 심한 나라에서는 기부금이 잘못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선한 사마리아인의 딜레마) 때문에 복구 노력이 더욱 어려워집니다. 아이티 정부는 국제적 공감과 기부를 유도하기 위해 사망자 수를 과장했다는 의혹을 받기도 했습니다.
3. 통치 구조(Governance Structures) 및 엘리트의 통제 역할
통치 구조의 약점과 엘리트 계층의 권력 남용은 재난의 영향을 증폭시키고 복구의 불평등을 제도화합니다.
• 제도적 실패: 빈곤국은 일반적으로 재난을 대비하고 피해를 줄이는 데 도움이 되는 FEMA(미국 연방재난관리청)나 지진학 연구소와 같은 강력하거나 확립된 제도를 갖추고 있지 않습니다. 아이티의 경우, 건축법규가 존재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를 시행할 제도적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에 부실 건축 문제가 발생했습니다.
• 재난의 정치적 조작: 권력을 가진 소수의 엘리트는 재난 이후 수년간 지속되는 "안개 속의 재난"을 사적 이익과 사회 재편을 위해 활용합니다. 이들은 재건축 계약을 누구에게 줄지, 누가 혜택을 받을지에 대한 결정을 내립니다. 미얀마의 군부 정권은 사이클론 나르기스 이후 구호품 제공을 거부하고 재난의 규모를 축소하려 했는데, 이는 자신들의 무능함을 숨기고 외국 세력의 침공을 두려워했기 때문입니다.
• 토지 강탈 (Land Grabs): 재난은 토지 소유권이 불확실한 지역에서 권력자들이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땅을 빼앗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미얀마에서는 사이클론 나르기스 이후 수해 지역이 '공터'로 선언되어 군부와 연계된 사업가들에게 합법적으로 토지가 넘어가는 사태가 발생했습니다. 뉴올리언스에서도 재개발 계획(BNOB)을 통해 피해 지역을 '녹지(greenways)'로 만들려 했는데, 이는 사실상 토지 강탈 시도로 간주되었습니다.
• 엘리트 패닉과 군사화: 재난 발생 후 무질서나 약탈에 대한 보고(종종 과장되거나 조작됨)는 권력층에게 **엘리트 패닉(elite panic)**을 유발합니다. 이 패닉은 생존자를 돕는 것보다 질서 유지와 통제를 우선시하는 과잉 반응, 즉 군사력 배치를 정당화합니다. 이는 피해자를 범죄자로 규정하고(예: 아이티에서 사진 액자를 훔치다 사살된 15세 소녀), 기존의 인종적/계층적 편견을 바탕으로 사회 질서를 재확립하려는 시도로 이어집니다
질문3 : 자연재해의 규모와 빈도에 대한 측정과 보고의 신뢰도는 어느 정도인가요?
자연재해의 규모와 빈도에 대한 측정 및 보고의 신뢰도는 여러 요인으로 인해 상당히 불확실하며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 특히 사망자 수와 경제적 손실 보고는 정치적 동기, 측정 기준의 부재, 그리고 측정 도구의 한계로 인해 신뢰도가 낮습니다.
자연재해 발생 건수의 빈도에 대한 보고는 증가 추세를 보이지만, 이 수치에 대한 해석의 신뢰도는 낮습니다.
• 보고된 빈도의 증가: 재난 통계에 대한 가장 권위 있는 출처인 **재난 역학 연구 센터(CRED)의 EM-DAT(Emergency Events Database)**에 따르면, 재해 건수는 1960년 연간 약 50건에서 2010년 연간 450건으로 거의 10배 증가했습니다.
• 증가의 신뢰도 문제: 이러한 재해 발생 빈도의 급격한 증가는 기후 과학적 근거가 부족합니다. 같은 기간(1960년~2010년) 동안 지구 평균 기온 변화는 1°C 미만이었으며, 기후 과학에서 이러한 작은 온도 증가가 기상 악화의 4배 증가(기상 관련 재해의 경우)를 뒷받침하지 않습니다.
• 사망자 수 대비 빈도: 재해 건수는 증가했지만, 재해당 사망자 수는 실제로 감소했습니다. 이는 전 세계가 재해로부터 더 안전해지고 있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2. 재해 규모 측정의 신뢰도 (사망자 수 및 인명 피해)
재해로 인한 인명 손실(사망자 수)을 정확하게 추정하는 것은 매우 어렵기 때문에 보고된 수치에 대한 신뢰도는 낮습니다.
• 정치적 보고의 문제: 재해 사망자 수는 정치적인 문제인 경우가 많습니다.
◦ 사망자 축소: 미얀마나 북한과 같은 권위주의 정부는 대규모 사망자 수가 정부가 상황을 통제하지 못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여겨 사망자 수를 정확하게 보고하지 않거나 거의 보고하지 않습니다.
◦ 사망자 과장: 반면, 지원금 기부를 유도하기 위해 사망자 수를 과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역사는 기부자들이 피해보다는 사망자 수에 더 동기 부여된다는 것을 보여주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아이티 정부는 2010년 지진 사망자 수를 크게 과장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여겨집니다.
• 측정 기준의 부재: 자연재해 사망자 보고에는 통일된 국제 표준이 없습니다.
◦ 직접 사망 및 간접 사망: 홍수 익사나 건물 붕괴로 인한 압사 등 명백한 원인에 의한 직접 사망과, 합병증(예: 1888년 아동 폭풍설에서 추위에 노출된 후 며칠 또는 몇 주 뒤 사망)이나 사고(예: 허리케인 후 지붕에서 잔해물을 치우다가 추락) 등 간접적인 원인에 의한 사망을 어디까지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한 문제가 있습니다.
◦ 사전 질환: 기존 심장 또는 호흡기 질환을 앓고 있던 사람들이 재해의 충격으로 사망하는 경우(수확 효과, harvesting이라고도 불림)를 재해 사망자 수에 포함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있습니다.
• 최소 추정치: 신뢰할 수 있는 수치는 부족하지만, 시신을 직접 계수하여 파악할 수 있는 수치는 최소한의 사망자 수를 나타냅니다.
3. 재해 규모 측정의 신뢰도 (경제적 손실)
경제적 손실을 추정하는 것은 사망자 수나 부상자 수를 계산하는 것보다 더 많은 문제를 내포하고 있어 신뢰도가 낮습니다.
• 자본 손실과 경제적 손실의 혼동: 흔히 "경제적 손실"이라고 보고되는 것들은 실제 경제적 손실(재화와 서비스 생산율)이라기보다는 자본 스톡(built capital)의 손실인 경우가 많습니다.
• GDP 측정의 한계: 재해의 영향을 측정하는 데 사용되는 **국내총생산(GDP)**은 측정 도구로서 결함이 많습니다. 특히 가난한 나라에서는 경제 활동의 상당 부분이 **'비공식 경제'**로 이루어져 있어 GDP에 포착되지 않습니다. 따라서 재해가 비공식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클수록 GDP 수치에는 적게 반영됩니다. 이러한 이유로 재해의 결과로 측정된 GDP 수치는 큰 주의를 기울여 보아야 합니다.
• 보험사 자료의 한계: 재해로 인한 자본 손실의 초기 추정은 종종 보험 및 재보험 회사에서 나오는데, 여기에는 경제에 전혀 중요하지 않은 개인 자산(예: 가정용 운동 기구) 손실도 포함될 수 있습니다.
4. 재해의 물리적 규모와 사회적 규모의 불일치
자연재해의 규모 측정에서 또 다른 신뢰도 문제는 지구물리학적 규모와 사회적 결과 사이에 예측 가능한 관계가 거의 없다는 점입니다.
• 예측력 부족: 물리적 사건의 규모가 재난의 규모를 잘 예측하지 못합니다. 예를 들어, 2010년 아이티 지진은 물리적 규모로 볼 때 '대지진'은 아니었지만 사망자와 재산 손실 면에서 재앙적인 규모였습니다. 반면, 시베리아 북극권에서 발생한 큰 지진은 인명 피해나 구조물 피해가 거의 없어 재난으로 간주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자연재해의 규모와 빈도에 대한 측정 및 보고는 데이터의 정치화, 측정 기준의 비일관성, 그리고 경제 지표의 부적절성 때문에 신뢰도가 크게 저하됩니다. 사망자 수에 대한 정확한 보고는 최소 추정치만을 제공하며, 재해의 진정한 사회경제적 영향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신중한 해석과 자연과학 및 사회과학의 통합적인 접근(파인만 라인 양쪽 모두에서 사고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북리뷰] 재난 불평등 by 박인식
존 머터
장상미 옮김
동녘
2021년 5월 21일
하루 세끼 먹는 게 사치였던 어린 시절을 보낸 나로서는 지금 누리고 있는 것들은 꿈꾸기 어려웠던 일이고, 그래서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기를 다짐한다. 하지만 누리고 사는 것이 오래되면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게 인지상정이다. 그래서 개구리 올챙이 적 생각 못한다는 속담이 생기지 않았을까. 나라고 뭐가 달랐겠나. 다행히 십 년쯤 전에 사회역학 학자 한 분을 만나 사회적 약자와 불평등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만났다고는 하나 대면한 건 그의 북콘서트에서 개인적으로 가졌던 오 분 남짓한 질문 시간이 전부였다. 그렇기는 해도 자식 또래의 그로 인해 노년에 조금 더 의미 있는 사람을 살 게 되었고, 그래서 늘 그의 영향에 감사하고 있다.
그를 알게 된 이후 불평등에 관해 관심을 놓지 않았다. <재난 불평등>이라는 제목만으로 충분히 관심을 둘 만한 책이었고, 덕분에 많은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자연재해와 같은 재난에 가장 취약한 계층은 두말할 것 없이 사회적 약자와 가난한 이들이다. 그렇게 짐작은 하면서도 구체적으로 어떻게 취약한지는 잘 알지 못한다. 그에 대한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 보자.
“우선 그들은 재난에 취약한 지역에 산다. 소외된 지역, 부실한 건물에서 살아 그 피해를 그대로 입는다는 것이다. 그들은 생계를 위해 도시를 떠나지 못하고, 그래서 위험을 모른 채, 또는 알면서도 어쩔 수 없이 아무도 살려고 하지 않는 범람원이나 강변에 산다. 그곳은 공중위생이나 보건에 취약해 병에 걸릴 가능성도 매우 크다. 병에 걸리면 학교에 갈 수 없고, 돈을 벌 수 없다. 그래서 더욱 가난해지고, 가난해질수록 병에 걸릴 가능성은 더 커진다. 빈곤의 덫이 자가 증폭되는 것이다.”
“도시의 가난한 지역이나 가난한 수많은 도시는 건설 법규를 마련하고 집행하는 일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은 채 급속하게 그리고 무질서하게 성장한다. 그런 곳에는 뇌물과 부패가 만연하다. 2008년 지진이 일어난 사천성, 2010년 지진이 일어난 아이티는 급속히 성장한 지역으로 공공건물과 학교 건물이 부실하기로 유명하다. 중국에서는 이런 부실한 건축물을 두부 찌꺼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지진이 일어나면 사람은 지진이 아니라 건물 때문에 죽는다. 집이 무너져 사망자가 생기는 것이다. 그래서 건물은 다른 무엇보다 치명적이다. 이들은 재난이 일어나서 죽는 것이기는 하지만 재난 때문에 죽는 건 아니다.”
하지만 저자는 그들의 죽음은 계수조차 되지 않는다고 말한다. 가난한 나라여서 더 많은 이가 죽었음에도 그것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결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그들이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존재들이 아니기 때문에 관심조차 받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고 허약하거나 아주 어리거나 가난한 이들로, 경제적으로 그다지 생산성 있는 존재가 아니다. 따라서 총량으로 볼 때 거시경제적 성과에 별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렇다면 가난한 나라가 재난의 위험에서 벗어나는 일은 가난을 벗어나는 길밖에 없다. 연구에 따르면 같은 재난이 발생했을 때 부유한 나라의 사망자 수는 가난한 나라 사망자 수의 30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 성장이야말로 최고의 재난 경감 정책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가난을 벗어나면 무엇이 달라지기 때문에 재난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것일까. 그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가난한 나라에는 재난 대비나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기관이 없거나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다. 재난관리청이나 지질연구소나 해양대기청 같은 기관과 전문가들은 대체로 부의 산물이며, 재난으로부터 부자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 가난한 나라가 자국 과학자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지역 내의 위험을 인지하고 있는 경우는 별로 없다. 이런 가난한 지역의 위험성은 그 지역보다 유럽처럼 지진과 태풍의 위험이 낮아 비교적 안전한 지역의 과학자가 더 잘 알고 있다.”
그렇다면 가난한 나라에서는 왜 위험을 진단하지 않는가? 그것은 그것보다 시급한 일이 훨씬 많기 때문이다. 열대의 가난한 나라에서는 지진보다 말라리아로 죽은 사람이 훨씬 많고, 수질이 나빠 죽는 사람도 많다. 급수 시설 정비에 돈이 먼저 쓰여야 하고, 그게 더 많은 생명을 구한다. 태풍도 마찬가지도 대부분의 자연재해도 다르지 않다.
이처럼 부자 나라와 가난한 나라에서 재난이 일어나면 그 재난으로 인한 결과가 다르게 나타난다. 하지만 저자는 불평등으로 인한 재난의 결과는 의외로 비슷하다고 말한다. 재난으로 불공평이 더욱 심화한다는 것이다.
“소수의 부자에게 재난은 관심도 없고 약간 불편을 끼치는 문제에 지나지 않는다. 그들은 재난으로 인한 충격을 완화할 능력이 있어서 근본적으로 소득의 변화를 겪지 않는다. 반면 가난한 사람은 죽고, 심하게 다치고, 집을 잃는다. 이전보다 더욱더 고통받으며, 조금이나마 갖고 있던 것을 모두 잃는다. 그들은 큰 타격을 받는데 정작 경제는 큰 타격을 입지 않는다. 그들의 경제활동은 집계되지도 않고 규모도 너무 작기 때문이다. 재난 때문에 부자들이 직접적인 이익을 보지 않을 수는 있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에 비해 잃는 것이 적고 더 빨리 복구할 수 있기 때문에 가난한 이들과 더욱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다. 불공평한 사회가 더욱 불공평해지고 권력과 부는 더욱 편중된다.”
저자는 거기에 더해 권력과 부가 더욱 편중되는 건 단지 상황 때문만이 아니라 부자들의 탐욕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해 우리를 놀라게 만든다.
“뉴올리언스 지배층들은 꽤 오랫동안 도시 안에 사는 골칫덩이 인간들을 치워 버리려 고심해 왔다. 카타리나 이후 허리케인이 빈민과 범죄자를 도시 밖으로 몰아냈다. 그들이 돌아오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한 사람도 있었다. 주택 담당관은 도시가 예전 상태로 돌아가기는 어렵겠지만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지난 오랜 시간 그랬던 것처럼 흑인 천지가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뉴올리언스 되살리기 초안에서 일부 지역은 재건에서 아예 제외했다. 골칫덩이 인간들이 살던 거주지였다. 가장 피해가 컸던 지역은 녹지로 바꾸어 백인 거주자들이 주말에 자전거를 타거나 여가 활동을 하기 좋은 공간으로 만들 예정이었다. 부자들이 그곳에서 이득을 취할 기회를 발견한 것이다.”
저자는 한발 더 나아가 그것이 부자들의 탐욕이라고 일갈한다. 게다가 선진국에서 가난한 나라에 보내는 구호 기금의 실질적인 수혜자는 그들 자신이라는 저자의 지적은 나 자신을 돌아보게 만든다. 나 또한 이 논리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외국에 공여하는 구호 자금으로 진행되는 일을 우리 사업으로 여기고 있으니 말이다.
“재난은 승자가 패자를 약탈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 위험한 땅은 수용해서 더 나은 목적을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과학자는 이에 동의하고, 당국은 도시 재생이라고 이를 정당화한다. 아니면 피해복구 수준을 너무 높여서 이전에 살던 사람이 그 규제 수준에 맞추어 돌아올 수 없게 만든다. 패자는 이전에 갖고 있던 재산마저 잃고 승자가 그것을 취한다. ... 아이티 지진 이후 2억 달러에 이르는 구호 기금 중 아이티 기업에 배정된 금액은 2.5퍼센트에 불과했다. 대부분의 계약은 미국 기업이 가져갔다.”
저자는 이 책을 자연재해는 재난이 아니라 재난의 부정의가 더 커지게 만든다는 말로 마무리한다. 가난한 사람과 부자의 격차가 점점 더 커지고 지배층이 재난의 결과를 통제하기 더욱 쉬워지며, 그래서 권력을 가진 이들이 취하는 행동으로 인해 불평등은 더욱 심화하지만, 재난은 그 자체로 숨을 수 있는 방패가 되기 때문에 사람들 대부분은 눈앞에서 벌어지는 현상이 정말로 자연현상이라고 믿을 것이라고 개탄한다. 시민이 깨어있어야 하는 이유이다.
읽으며 두 곳에서 잠시 멈칫했다.
저자는 “절망적인 사람은 절망적인 행동을 한다. 가난한 지역의 범죄율은 언제나 높다. 미국에서는 원주민 보호구역 내 범죄율이 전국 평균의 2.5배이고, 알코올 중독도 심각하다. 카트리나가 덮치기 전 뉴올리언스 빈민 지역의 살인율은 전국 평균보다 열 배 높았다”고 말한다. 아마 사실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진실로 여길 수는 없는 일이다. 이는 마치 그 책임이 가난한 이들에게 있는 것으로 비칠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책이라면 몰라도 가난 불평등이 재난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현실을 고발하는 이 책의 취지에는 맞지 않아 보인다.
저자는 “재난이 발생하면 강간은 반드시 일어나는 일로 간주한다. 재난 이후 성범죄는 대부분 사회 질서의 혼란 때문에 일어나며, 이는 남성이 강간에 대해 변치 않는 욕구를 법적인 강제에 의해 억누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가정한다. 재난 시기에는 이런 강제력이 사라지거나 약화하거나 다른 임무로 인해 밀려난 사건이 급증한다는 것이다. 약탈도 마찬가지이다.” 그러고 나서는 “이러한 시각을 넘어서는 무엇이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에 대해 아무런 설명이 없다. 몇 번을 확인해봐도 그랬다. 그 무엇이 무엇이었을까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