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의 종교, 문화, 외교, IT산업 이야기가 한데 녹아 있는 사건

8월 1일자 파이낸셜 타임즈(FT) 12면에

"Hindu-Muslim uproar threatens TikTok’s expansion"

라는 기사가 실렸습니다.

 

기사를 읽어보니

지리샘들이 알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소개드립니다.

 

 

# 지리적 / 종교적 배경

 

왼쪽 지도의 붉은 색은 Hindi Belt라 불리는 

힌두교가 초 강세를 보이는 지역들이고

 

오른쪽 지도의 노란색은 '소의 도축이 가능한 지역들' 입니다.

이 말은 힌두교도들 이외에도, 소고기를 먹어도 되는 사람들이 많이 거주하고 있는 지역이란 뜻입니다.
(노란색 = 방글라데시 주변의 무슬림 + 케랄라의 기독교)

 

오늘 기사에 실린 사건의 배경이 되는 동네는

인도 북동부 즈하르한드(Jharhand)의 한 마을입니다.

즈하르한드는 지도에서 볼 수 있듯이,

힌디벨트의 가장 자리이며, 무슬림들이 사는 지역으로부터도 가까운 편에 속하는 동네입니다.

 

 

 

 

# 문화적, 외교적 배경

 

작년였던가요? 중국과 인도가 군사적 대립 상황까지 치닫던 것이?

인도눈에도 중국은 그리 친한 친구로 보이진 않는 것 같은데,

요즘 인도 높으신 분들에게 눈엣 가시처럼 걸리적 거리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그것은, 세계적으로 유행하고 있는 중국에서 만든 틱톡(Tik Tok)이라는 앱입니다.

 

또 마음에 안드는 것은

'중국'의 틱톡을 미디어로 삼아 활동하고 있는 'Team 07'이라는

20대의 '무슬림'들로 구성된 코메디 팀입니다.

틱톡이라는 미디어의 특성상 아주 짧은 코미디를 주로 만들어 올리는데

팔로워가 수천만명이라고 합니다.

(틱톡 사용자가 약 5억명인데, 인도가 1억 2천만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겨우 5명으로 구성된 20대 초반의 무슬림 젊은이들의 흥행 성공은

곧, 중국 기업을 배불려주는 일이라, 인도 정부가 미간을 찌뿌리고 있었는데,

사건이 터지고야 말았습니다.

 

 

 

# 사건의 발단과 전개

 

즈하르한드를 여행하던 타브레즈 안사리(Tabrez Ansari)란 청년이 

지역 주민들에게 도둑으로 의심받아 집단 린치를 받아 사망하는 사건이 벌어졌고

이 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되었습니다.

 

문제는 힌두교 지역을 여행하던 무슬림 청년이 도둑으로 의심받아 린치를 당하고

경찰에 인계되었는데도, 힌두교가 지배적인 동네의 경찰은 제대로 된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이 청년은 사망에 이르게 된 것입니다.

 

이에 대해 수천만의 팔로워를 갖고 있는 코메디 팀 Team 07이

정치적 멘트를 Tik Tok을 통해 발표하면서 인도를 달구고 있습니다. 

 

이들은 Tik Tok을 통해

안사리는 무슬림이라서 죽게 된 것이고,

만약에 안사리의 자식들이 힌두교도들에게 복수를 하더라도 테러리스트라고 부를 순 없을 것이다.

라고 말한 것이다.

 

 

이 멘트로 Team 07에 노골적 반감을 보이는 힌두교 우파 정치인들이 등장하고

틱톡이 미디어 인지 오락용 어플인지에 대한 논란에 휩싸이고...

암튼 간, 이 사건이 최근 인도를 종교 전쟁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뉴스를 간단히 전해드리고 오늘은 이만 물러가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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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족을 달아보면

 

모디는 지난 투표에서 재집권을 위해 

힌디 벨트에서의 몰표가 절실했습니다.

 

아베가 한국을 잡아끌어 득표를 더 올리려 했던 것처럼

모디 또한 무슬림과의 갈등을 정치적으로 최대한 이용하려 하였습니다.

 

그 대표적 사건이

인도에서의 소도축 금지법이였었죠.

 

 

https://geowiki.tistory.com/1399

인도의 소고기와 가죽 산업

 

 

표심을 위해 열지 말아야 할 상자를 모디가 열었더니

이젠 뒷감당을 하기가 쉽지 않아진 것 같습니다.

 

 

 

* 참고로, 인도에서 틱톡은 올 4월 인도 구글 플레이에서 삭제 명령을 받았다가 

재심에서 음란물 관리를 잘하겠다는 서약과 함께 삭제 명령은 기각되었습니다.

 

 

 

 

Cowbelt

The Economist - 2023.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