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애플카로 인해 뜨거운 주목을 받고 있는 현대차 광고부터 한번 보고 가겠습니다.
(아이폰-아이패드-'아이오닉'이 대세 아니겠습니까 ㅎㅎ)
이코노미스트에 실린 현대의 수소차 전면 광고입니다.
지도를 좀 자세히 볼까요?
European Union이라고 찍혀 있는 곳이 프랑스인데
제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네덜란드의 흐로닝엔(Groningen)을 찍어야 할 것 같은데, 좀 아쉽네요
아래 주황색은
영국 왕립지리학회에서 발간하는 지리 잡지 Geographical - 2020.11월호에 실린 기사 제목입니다.
‘The road to Paris runs through Groningen’
"(수소밸리)Groningen를 지나 파리(협정)으로 가는 길"
(어떤 양반이 만든 구호인지는 모르겠으나, 작명 기술은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하겠다.)
오늘 포스팅의 주인공 흐로닝엔(Groningen)의 위치입니다.
도시에는 랜드마크라는 것이 있지요.
이 도시에는 특별한 랜드마크가 있습니다.
천연가스(엄밀히 말하면 메테인=메탄) 분자 모양을 한 조형물인데요, 2009년에 세워졌다고 합니다.
왜 2009년인고 하니
이 지역에서 최초로 천연가스를 개발한 것이 1959년이기 때문에
채굴 5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세웠다고 합니다.
이런 조형물을 세웠다는 것으로 유추하건데
조형물을 세웠던 2009년만 해도 주민들 중 상당 수는
천연가스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을까 생각해봅니다.
10여년이 지난 현재, 흐로닝엔에서 천연가스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요?
네덜란드 흐로닝엔 땅속에는 러시아를 제외한 유럽 최대의 가스전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세계 10위)
그것도 육지 한가운데 떡 하니 말이죠.
유럽 최대의 가스전은 흐로닝엔에서 '먹고사니즘' 그 자체였을 것입니다.
천연가스의 경제적 중요성 말고도, 에너지 수급 측면을 들여다보면
전력생산도 천연가스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은 상태입니다. (이미 천연가스는 Lion's Share임)
* 여기서 지리샘들에게 잠시만
- 교과서를 보면 천연가스가 주로 가정용 연료나 난방에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나오는데, 그건 어디까지나 한국 얘기입니다. 아래 링크를 잠시 다녀오시면 천연가스가 어떤 용도로 많이 사용되는지 알게 되실겁니다.^^
그런데,
네덜란드 육지 한복판에서 대량의 천연가스를 계속 채취하면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아래 사진과 같은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지반이 흔들려서 건물마다 보강재를 덕지 덕지 붙여야 해요)
2012년 인위적인 지진이 발생하면서 본격적으로 주민들이 지진에 시달리게 됩니다.
2019년 한해에만 해도 공식으로 기록된 지진이 80건. 심지어 한주에 3번이나 지진이 발생한 일도 있었습니다. 이러니 주민들이 불안에 떨지 않을 수가 없게 되고 천연가스에 대한 시각도 변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참고로, 실제로 2017년 11월 수능을 앞둔 어느날 포항의 지진도 인재로 인해 발생했다고 주장하고, 이런 경우에 보상은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모델이 바로 이 동네였습니다)
1959년부터 가스를 채취하기 시작하였으니까 600년된 교회를 부수는데 50년 조금 더 걸린 셈이군요
가스를 채취하느라 동네가 다 파괴된다면,
가스전은 축복일까? 아니면 재앙일까?
그리고, 천연가스는 우리 지역의 Everything인데, 이거 안하면 뭐 먹고 사나?
이런 고민이 지역 주민들을 짓누르고 있었을 것입니다.
고민고민하다 나온 해결책이 바로 '수소밸리(Hydrogen Valley)'
땅속에 가스는 아직도 많지만 더 이상은 위험해서 안되겠소.
2026년까지 우리동네를 유럽최고의 가스전에서 수소밸리로 탈바꿈하겠소~!!
(이 선언과 동시에 EU에서 2천만 유로 지원도 약속 받음 - 파리 협정에 다다르려면 지원 팍팍해줘야겠죠.?
그리고, 네덜란드 정부도 여기를 유럽 수소에너지의 중심 센터로 육성하려고 20억유로 이상 투자하려는 계획을 세우는 등 마음을 단단히 먹은 것 같습니다)
‘What makes us perfect for a hydrogen valley is that we have the gas infrastructure already,’.
‘Like we provided natural gas, we can provide hydrogen for the rest of the Netherlands.’
(흐로닝엔이 수소생산의 최고의 입지인 이유는 바로 '인프라',
천연가스는 생산만 된다고 장땡이 아닌 자원이다. 압축해서 파이프로 보내야하기에 이 지역에는 이를 위한 엄청난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다. 이것이 그로닝겐이 유럽 수소의 메카로 자리잡게 하는데 큰 요인이 된 것이다.
- 초기에는 천연가스 생산지라는 입지적 장점을 이용하여 부생수소(Grey hydrogen)으로 시작하고
- 슬슬 발동이 걸리면 그때부턴 아래 영상에서 설명하듯이 Green hydrogen으로 전환하겠죠.
- 즉 천연가스 생산지 + 이미 갖춰진 인프라 / 이 두가지가 흐로닝엔이 수소밸리로 성장하게된 가장 배경이 아닐까 합니다)
이것이 유럽의 Hydrogen Backbone 입니다.
역시 중심은 네덜란드. 핵심은 기존의 가스 파이프 네트워크가 되겠습니다.
유럽 Hydrogen Backbone 계획서 링크 (PDF 다운로드)
gasforclimate2050.eu/?smd_process_download=1&download_id=471
참고용 링크
아래 영상을 보시면 느끼시겠지만
수소에너지라는 것이 단순 수소 자동차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가정용 난방 뿐만 아니라 산업의 주요 에너지 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는 큰 변화의 시작을 불러올 에너지원 같습니다.
다른 대륙의 국가들에 비해 유럽 국가들은 가스 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잘 갖춰진 인프라로 수소경제에 도달하기에 유리한 조건을 갖추고 있는 것 같습니다.
사실 수소경제로의 전환 시범케이스가 네덜란드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유럽의 각 국가들의 수소에너지 프로젝트들에 관한 뉴스에 안테나를 쫙 뽑고 눈여겨 봐야겠습니다.
영상으로 보실까예?~
foresightdk.com/hydrogen-northern-netherlands-is-ready/
Green hydrogen - 수력, 풍력, 태양광 등의 재생에너지로 물을 분해해서 얻은 수소가 Green hydrogen.
Gray hydrogen (부생수소) - 화석 연료를 사용해서 생산하는 수소.
Blue hydrogen (개질수소) - 화석 연료원을 쓰더라도 Carbon capture & storage 기술과 합해서 만들면 Blue hydrogen.
이 또한 Green hydrogen과 더불어 Clean hydrogen으로 받아들이는 사람이 있지만, 환경론자들 중에는 Clean hydrogen으로 받아들이고 있지 않는 사람들도 있음.
PS, Geen hydrogen을 생산하기 좋은 나라가 어디일까 살짝 생각해보니
천연가스 수송을 위한 인프라가 갖춰져 있고
신재생에너지(태양 에너지)가 무궁하게 널려있는 나라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에너지가 남아도는 중동 국가들(천연가스 수출국에 한정)이 아닐까요?
www.greentechmedia.com/articles/read/us-firm-unveils-worlds-largest-green-hydrogen-projec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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